미지(未知)



    이로써...

    빛과 공허(空虛)가 좌우했던 세상의 암울했던 시간들에 종말을 고하노라.

    이는 태초에 세상을 창조한 여섯 신들의 초지(初志)대로

    공허는 세상의 지경(地境) 밖으로

    빛은 천상으로 흩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니

    이제 앰브리아는 어떠한 파도에도 요동치지 않는 튼튼한 방주(方舟)가 되어

    남은 네 명의 신들의 섭리에 따라 평온한 항해를 해 나갈 것이다.

    불의 프라가는 세상에 따스한 온기를 전해줄 것이나

    만약 그 섭리를 거스른다면 타오르는 용암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남김 없이 태워 불살라 버리게 할 것이요,

    물의 리블루나는 세상 만물의 생명의 근원이 되어 줄 것이나

    만약 그 섭리를 거스른다면 매서운 눈보라로 하여금

    모든 것을 남김 없이 얼려 부서지게 만들 것이요,

    대지의 올가는 세상 만물이 살아갈 터전을 예비해 줄 것이나

    만약 그 섭리를 거스른다면 갈가리 찢겨진 대지로 하여금

    모든 것을 끝없는 지하의 나락(奈落)으로 떨어지게 만들 것이요,

    바람의 제르메나는 세상 만물이 숨쉴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나

    만약 그 섭리를 거스른다면 거대한 광풍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날려 버리도록 명하리라.

    앰브리아의 지상을 영유(永有)한 인간들이여,

    우리 네 명의 신들은 지금 너희들에게 새로운 신탁의 증표를 내리고자 하노니

    이는 바로 지상을 신들의 섭리대로 온전히 보존해 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되리라.

    너희들에게 주어진 이 두 개의 문장(紋章)으로

    엠버의 지저(地底)에 있는 공허의 신 닐의 궁전과

    히페리아에 있는 빛의 신 뮤리시아의 고공(高空) 신전을 봉인할 지어다.

    또한 뮤리시아의 피조물들이 우리의 뜻을 거역하고

    저마다 불순한 마음들을 품은 채 자신들의 힘을 모으려 하는 바,

    너희들이 쥐고 있는 창과 칼에 오로지 하여 그들을 응징하고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지어다.

    우리들의 분노는 이처럼 가혹한 벌도 서슴지 않으나

    그 이전에 대하(大河)와도 같은 관용(寬容)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로 인하여 모든 세상의 만물들이 섭리에 순응하며 상생(相生)할 수 있으리니

    바라건대 신들의 섭리를 지키고 행여 신들의 영역을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너희들에게 주어진 이 지상을 스스로 꿈꾸고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 보라.

    우리들은 너희들 위에 군림하려는 존재 아니니

    단지 너희들이 살아가는 지상을 내려다 보며 즐거워할 따름이니라.

    명심 또 명심할지어다.

    앰브리아의 지상은 우리 신들이 인간들에게 내려준 복된 곳이니

    스스로 가꾸고 지켜 나갈지어다.

    너희가 곧 지상의 주인 된 자들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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