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컴퓨터공학부 여러분들에게
안녕하세요, 에뎃사입니다.
오늘이 드디어 4월 20일이군요. 이제 막 여러분들과 친해졌는데 이렇게 여러분 곁을 떠나야 하다니...
너무나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다시 만나게 될 그 날까지 당분간 서로를 가슴 속에 묻어 둘 수 밖에요.
4개월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있었던 전자계산학과와의 만남, 새내기들과의 만남은 저에게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련도 가져다 주었죠.
공대와 자대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생겨난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고민도 많이 했었구요.
명색이 컴퓨터공학과 부학생회장인데 저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들을 회피하고 떠나게 되었네요.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우리 정보컴퓨터공학부는 공대와 자대의 다른 두 과를 뿌리로 두고 있지만 알고 보면 공부하는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으로 두 과를 나누는 기준이 너무나도 모호하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도 서로 닮은 두 과가 합쳤는데 왜 서로 외계인을 보는 것 같이 어색하기만 할까요?
그건 바로 서로가 생활해 온 방식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기가 어렵고 자기만의 입장을 고수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학생들이야 그렇게 몇 년을 살아왔으니 별로 할 말은 없지만, 가끔 하나로 들어온 새내기들 사이에도 선배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어색함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틈도 없이 우리들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벽이 생긴거죠. 자주 만나지 않으면 마음도 서서히 멀어져 갑니다.
제도관과 첨단관 사이의 거리가 두 과의 선배들과 선배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새내기들의 마음의 거리만큼 멀진 않겠죠?
제가 다시 돌아오는 2년 후엔 당당하게 하나로 서 있는 정보컴퓨터공학부가 되어 있길 멀리서나마 기원드리겠습니다.
이제 서서히 떠날 시간이 다가오는군요. 여러분들을 당분간 볼 수 없어 슬프지만 우리는 하나이기에,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